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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7 (목) 물소리는 어떠한가

Grand 2011. 11. 19. 20:13

물소리는 어떠한가


물소리는 어떠한가.
처마 끝의 빗소리는 번뇌를 끊어주고,
산자락의 물굽이는 속기를 씻어준다.
세상 시비에 귀 닫게 해주는 것도 물소리다.
오죽하면 최치원이
'옳다 그르다 따지는 소리
귀에 들릴까 두려워
짐짓 흐르는 물로 온 산을 가두어 버렸네'
라고 읊었을까. 물을 물로 보면 안 된다.


- 손철주의《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중에서 -


* 옹달샘에도 물소리가 들립니다.
산계곡 바위를 휘돌아 흐르는 개울물소리,
가을비가 걸어와 낙엽 위에 떨어져 구르는 소리,
후드득 후드득 옹달샘 천막집(허순영의 하얀하늘집)
지붕에서 춤추는 빗소리...마음의 모든 시름을
위로하듯 깨끗하게 씻어내 줍니다. 알몸으로
물장구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합니다.
물소리, 빗소리도 최고의 음악입니다.
가슴을 따뜻하게, 저미게 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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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내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내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이젠 생각하지 말아야겠네요

묵묵히 꽃 향기를 온 누리에 퍼뜨리며
낮은 곳을 애써 피하려 하지 않고
봄 들판에 피어나는 이름 모를 풀꽃처럼
낮아진 나를 찾아야겠네요

버리지 못하고 쌓아온 세월의 무게를
어렵고 버겁게 짊어지려 하지 말고
물 흐르듯이 유유히 흘러가야겠네요

모진 비바람이 휘몰아치고
가진 것 없어 가슴이 허전해도
지나온 길을 돌아보지 말아야겠네요

금빛 햇살이 동녘을 밝히는 아침
싱그러운 초록세상이 오는 날
그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걸어가야겠네요

세상의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우리의 행복은…
바로 내 가슴에 숨쉬고 있었네요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