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면서...
“좋은 사진 만들기” 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으로 시작을 하지만,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었을 법한 이야기를 적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이 코너를 채워갈 글들은 디카유저들이라면 모두 크게 공감할 것으로 믿는다. 들어봤었지만 잊고 있었던, 여러분들에게 미처 그동안 인식되지 않은 의식에 필자는 작은 파동을 일으킬 것이다. 이글을 통해서 사진이라는 취미에 조금이라도 더 큰 기쁨이 되어줄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출발을 시작한다. 요즘은 특히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은 그야말로 상상초월이며, IT 강국인 한국의 특성과 잘 맞아 떨어져 수없이 많은 인터넷 갤러리 및 인터넷 사진 동호회가 생겼다. 그래서 이제는 ‘전 국민의 사진작가화’가 진행중이다. 필자 또한 이글을 읽어주는 독자와 다름없이 미천한 실력을 가진 사진을 업이 아닌 취미로 하는 평범한 사람이며, 단지 조금 더 깊이 사진의 매력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 그리고 필자가 감히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취미로써 사진을 접하면서 여러 경로를 통하여 얻은 짧은 이론과 그리고 경험들을 독자들이 아닌 제 스스로에 대한 정리 또는 조언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이다.
“야 !! 소식 들었니?” “뭐 !! 무슨 소식?” “니콘에서 새로운 기종이 나온데... 가격은 대략 500만원 정도라는데, 스펙이 장난이 아니야. 화소는 800만이고, 연사는 1초에 25장을 따다닥 찍어 버리고, 오토화밸(Auto w/b)은 기가 막히게 정확하고, 계조도 풍부하데...” “아!! 가지고 싶다. 이것만 가지면 정말 멋진 사진 많이 찍을텐데... 그냥 질러버릴까?”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 지금은 어디를 가도 사진기를 둘러맨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카맨이다. 사진이라는 특성은 일단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 미술작품의 경우 특별한 재능이 없이는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필름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의 변혁기를 맞아 더욱더 쉽게 사진이라는 취미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카메라의 용도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구입할 때는 누구나 구입 후의 용도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 연인과의 달콤한 추억, 성장하는 아기의 예쁜 모습, 멋진 여행지에서의 추억, 집안 행사 촬영, 이미지 컷 모음을 위한 작업 등등, 다양한 용도로의 사용을 기대한다. 즉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주제를 염두에 두고 사진을 찍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생각들을 잊게 되고 자신의 세계를 망각하게 되는 오류를 자연스레 범하게 된다. 좀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때서야 시작할 때 가졌던 바로 그 초심(자신의 주제)을 뒤 늦게 다시 찾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이 탈 초보를 못하는 첫 번째 이유가 됨을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 동호회와 디지털카메라
대개의 디지털카메라 유저들은 각종 사진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가며 많은 수의 동호회에 가입하여 상호 정보 교류 등을 통해서 부족한 것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주변의 것부터 시작하여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간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자기 사진에 대해 허전함을 가지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 동호회가 활성화 될수록 자신의 사진에 대한 더 깊은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은 인터넷의 특성상 즉각적인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며 다른 사람의 사진과 자신의 사진을 비교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러한 고민은 더욱 커져간다. 기왕 시작한 취미이지만 좀더 맘에 드는 사진을 얻고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바로 이 ‘리플’ 이라는 즉각적인 반응에 마약과 같이 스스로를 조이게 되며 반대로 이러한 즉각적인 많은 수의 반응이 주는 쾌감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더 빨리 사진이라는 영역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사람일수록 더욱 심한 중독이 된다.
자신만의 색(色) 찾아가기
대부분의 사진동호회들은 갤러리를 운영하며 갤러리에 올려진 사진 중 회원들의 추천이나 리플 수에 의해서 선별된 사진은 동호회의 대문이나 작품 또는 쿨 갤러리라는 곳에 따로 전시를 하게 된다. 자신의 사진이 많은 사람들의 추천에 의해서 쿨 사진 또는 작품사진으로 선정이 되면 자연이 어깨가 으쓱하게 되며 마치 자신이 정말 프로 사진가가 된 것 같은 쾌감을 가지게 되며 더욱더 사진의 매력에 심취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일반인으로서 취미로서 사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양날의 검으로 되는 것이다. 즉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색, 자신만의 주제를 잃게 되는 것이다. 단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기 위한 소재를 찾아다니는 소재주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좋은 소재를 잘 찾아내는 것 또한 사진적 시각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탄산음료와 같이 톡 쏘는 맛은 있을지언정 차와 같은 은근함은 없게 되는 것이다.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누구나 말하는 것처럼 많이 찍어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과연 무턱대고 많이 찍는다고 될까?
카메라를 내 몸처럼
많이 찍어보는 것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경험이 맞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이 많이 찍되 점검하면서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이 찍음으로써 얻어지는 것들 중 첫 번째는 카메라가 신체의 일부처럼 익숙해져서 상황에 따라 자동적으로 표현 효과에 맞는 테크닉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항시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멋진 순간적 포착은 사진가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항상 휴대함으로써 모든 상황을 머릿속이 아닌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 기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 비단 사진뿐만 아니라 창작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것에 적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이 몸에 붙는다면 이제는 카메라 프레임을 통하지 않고도 사물을 재구성 할 수 있는 카메라적 시선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특히 디지털카메라 유저들의 경우는 필름 및 현상인화의 비용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많이 찍기는 한다. 그러나 촬영 후 좋은 사진으로 선택된 몇 장에만 관심을 둘 뿐 실패한 사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결과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우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실패한 사진들을 통해서 본인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촬영 당시 의도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이유가 무엇일까 찾아보는 것이 초보의 세계에서 탈출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실패한 이유가 노출에 있는지, 구도에 있는지, 아니면 빛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인지 주제와 배경의 관계가 어울리지 않았는가, 그리고 비슷한 소재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였는가를 즐기면서 확인하는 작업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자
둘째로 많이 찍되 일관성을 가지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자. 포트폴리오라는 말의 어원은 서류가방 혹은 서류철 이라는 뜻이다. 즉 사진작업의 특정형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가 각 개인의 취향에 따른 일종의 주제가 가미된 일련의 사진들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처음 카메라를 접하면서 나름대로 카메라의 용도로써 사용하고자 했던 바로 그 목적 그 자체가 자신만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색이 바뀔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많이 찍으면서 자신만의 색 또는 구도를 가진 사진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이다. 포트폴리오의 구성에 있어 특정 주제를 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꼭 독특한 소재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상생활 중에서 늘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이나, 아니면 늘 접하게 되는 테두리 안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주제를 찾는 작업에 있어서도 기존의 작가들의 작품집이나 전시회 등의 관람을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길’과 ‘반영’ 그리고 ‘숲과 나무’라는 소재를 좋아한다. 그래서 어디에 가서 사진을 찍던지 유난히 내가 관심을 가진 주제에 대한 소재를 찾게 된다.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자신도 모르게 ‘카메라적 시각’이 생기게 된다.
결언
사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든 어느 정도 익숙해진 사람이든 간에 자신의 사진에 있어서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수록 자신만의 느낌을 잃어가게 되어 어느 정도 시점에 이르게 되면 스스로의 딜레마에 빠져 슬럼프로 접어든다. 이러한 과정은 특이한 것이 아니며 보편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때에 자신만의 느낌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이것은 처음 사진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스스로가 생각했던 바로 그 태초의 시간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하다. 물론 그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다를지언정 바로 자신만의 느낌을 갖기 위한 도구로서의 진정한 카메라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즉 많이 찍으면서 자신의 느낌이 어느 것인가를 찾아가며 자신만의 사진첩을 꾸며 나가는 작업이 좋은 사진을 위한 첫 번째가 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