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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8 (목) 나의 바깥

Grand 2011. 12. 8. 08:21

나의 바깥


사는 일이
사람을 만나거나 이 길 저 길 걷는 길이지만
내가 만난 사람 내가 걸은 길은 빙산의 일각

나머지 빙산은
내가 만나지 않은 사람들 속에 있고
걷지 못할 길 위에 있고 북극에 있고 남극에 있어
나는 모른다

문득 발 앞을 막아서는
노란 민들레꽃
또한 가 닿을 수 없는
나의 바깥


- 김영미의 시집《두부》에 실린 시 <나의 바깥> 중에서 -


* 그렇습니다.
나의 존재도, 삶도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경우 나머지 빙산을 보지 못하고
나의 생각, 나의 고집, 나의 일상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려 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넓습니다.
때때로 내 울타리에서 성큼 벗어나
'나의 바깥'으로 나가야 합니다.
밖을 보아야 안도 보입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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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밭의 주인공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교가
다른 지역으로 전출을 가게 되었습니다.

짐을 싸서 이사를 간 부대 주변은
사막 한가운데라 문화시설이 전혀 없는
불편하고 삭막한 곳인지라 젊은 그의 아내는 실망이 컸습니다.

사택 또한 부대 안에 있었기 때문에 행동도 자유롭지 못해
늘 불편을 느낀 그 여인은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엄마, 더 이상 살지 못하겠어요.
이런 곳에서 사느니 차라리 이혼하고 싶어요."

그 편지를 받은 어머니는 이런 답장을 보냈습니다.

"지금 죄수 두 사람이 감방에 앉아 있단다.
한 사람은 창살을 보면서 감방이 너무 좁고 답답하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창틀 사이로 별이 참 아름답다고 하고 있단다.
그런데 그 감옥이 바로 네가 있는 그 집이란다."

집 마당에 핀 들꽃 하나를 보고
"이런 곳에 꽃이 피다니" 하며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왜 이따위 잡초가 있는 거야" 하고 뽑아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밭의 주인공은 둘 중 어느 쪽인지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박성철 -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