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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1 (화) 아버지 자리

Grand 2011. 3. 22. 20:09

 

아버지 자리


아버지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역할과 의미를 창출해가는 것이다.
아버지 노릇이란 무엇인가. 자신의 일생에서
그것은 어떤 경험으로 자리매김되는가.
남자들은 자아를 향한 그 질문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버지들은 자신의 침묵,
그 베일에 가려진 마음에
넌지시 다가가
어루만져 볼 일이다.


- 김찬호의《생애의 발견》중에서 -


* 아버지는 전지전능한 신이 아닙니다.
천하장사도 아니고 높고 높은 태산도 아닙니다.
때로는 너무 약하고 쉬 지쳐서 누군가가 어루만져야
겨우 일어설 수 있는 연약한 한 인간일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자리는 막중합니다.
그 집안의 모든 것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삽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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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주고 싶은 친구


생각이 깊은 친구를 만나고 싶네
그런 친구는 정신이 건강하여
남의 아픔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 하진 않겠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을 두르고
몇 푼 안되는 콩나물값에 핏대 세우는 까탈스런
친구보다는 조그만 기쁨에도 감사할 줄 알고
행복해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목젖이 다 드러나도록
웃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빨간 립스틱 쓱쓱 문질러 바르고
비 오는 날 예고 없이 찾아와서는
애호박 채 썰어 전을 부쳐 먹고
변두리 찻 집에서 커피 한잔을 마셔도
마음이 절로 편한 친구였으면 좋겠네

때로는 억울한 일 횡재한 일
울다가 웃다가
소낙비 내리듯 거침없이 쏟아부어도
그저 넉넉한 가슴으로 그래그래 하며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삶의 긴장을 풀어주는
큰 나무 같은 친구였으면 좋겠네

마음 씀씀이가 비 그친 하늘 닮은 친구 하나
내 우정의 빈터에 조심스레 들이고

그에게 가장 미더운 친구
그에게 가장 순수한 친구
그에게 가장 힘이되는 친구

그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친구로
나도 그의 맑은 하늘이 되고싶네


- '여백이 있는 풍경' 중에서-

 

[옮긴 글]